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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던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마음에 불을 붙이네 - 이해인
    • 문화/예술
    2021-06-30
  •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문화/예술
    2020-09-29
  •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이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풀이 눕는다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발목까지발밑까지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1968.5.29)『김수영 전집』 , 김수영, 민음사
    • 문화/예술
    2020-09-10

실시간 기사

  • 성남시, 특수고용노동자˙예술인 산재보험료 90% 지급
    성남시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의 산재보험료 90%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10월 18일부터 오는 11월 12일까지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 산재보험료 2차 지원신청을 받는다. 신청대상은 성남시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등 14종의 특수고용노동자와 사업주(근로자 10인 미만), 지역예술인이다. 산재보험에 가입한 상태여야 한다. 분기별 지원이 이뤄져 이번에 올 3분기(7~9월) 산재보험료를 지급한다. 앞선 1차 신청 기간(7.19~8.13)을 놓친 대상자의 신청도 받아 1·2·3분기(1~9월)에 해당하는 산재보험료를 소급 적용해 지급한다. 대상자는 산재보험료 지원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 본인 명의 통장 사본 등의 서류를 성남시 홈페이지(배너창)를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성남시청 7층 고용노동과 사무실을 방문·접수해도 된다. 시 고용노동과 관계자는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직업 혹은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질병, 부상, 사망 때 재해를 보상하기 위한 사회보험으로, 올해 7월 1일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가입이 의무화됐다”면서 “산재보험 가입을 유도해 안전한 일터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
    2021-10-18
  • 영원 그 너머로
    가을에는 내게 보는 눈을 주신 이의 모습이 보인다 가장 엄숙한 實在와 만나는 떨리는 시간만큼 목숨은 다시 뜨거워지고 한여름 내 목말라 울던 쓰르라미의 허물을 밟으며 巡禮의 길을 나서는 아침, 창밖으로 돌아서는 그대의 뒷모습이 보인다 안타까운 그대 안부에 갈증처럼 종이학을 접고 접으며 한아름씩 안개같은 사랑 실어 보내던 긴긴 나의 戀書도 이제 하나의 쉼표를 찍어야 한다 영원 그 너머로 돌아가는 시간이 오면 비로소 하나의 의미를 알게 하신 무한대의 존재 앞에 안개꽃 같은 우리 友情의 기막힌 응어리도 죄다 풀린다 가을에는 내게 듣는 귀를 열어주신 이의 음성이 한결 가직이 들린다 격정의 메아리로 울리던 고막이 얇아지고 지상의 가장 가녀린 한숨소리 하나까지 나를 불러 세운다.
    • 문화/예술
    2021-09-30
  • 인연서설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 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 문화/예술
    2021-07-17
  •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던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마음에 불을 붙이네 - 이해인
    • 문화/예술
    2021-06-30
  • 아버지의 그늘
    툭하면 아버지는 오밤중에 취해서 널브러진 색시를 업고 들어왔다,어머니는 입을 꾹 다문 채 술국을 끓이고 ...할머니는 집안이 망했다고 종주먹질을 해댔지만,며칠이고 집에서 빠져나가지 않는값싼 향수내가 나는 싫었다아버지는 종종 장바닥에서품삯을 못 받은 광부들한테 멱살을 잡히기도 하고,그들과 어울려 핫바지춤을 추기도 했다,빚 받으러 와 사랑방에 죽치고 앉아 내게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화약장수도 있었다.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나는 자랐다,아버지가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노라고이것이 내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나는 빚을 질 일을 하지 않았다,취한 색시를 업고 다니지 않았고,노름으로 밤을 지새지 않았다,아버지는 이런 아들이 오히려 장하다 했고나는 기고만장했다, 그리고 이제 나도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진 나이를 넘었지만,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일생을 아들의 반면교사로 산 아버지를가엽다고 생각한 일도 없다, 그래서나는 늘 당당하고 떳떳했는데 문득거울을 쳐다보다가 놀란다, 나는 간 곳이 없고나약하고 소심해진 아버지만이 있어서,취한 색시를 안고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호기있게 광산에서 돈을 뿌리던 아버지 대신,그 거울속에는 인사동에서도 종로에서도제대로 기 한번 못 펴고 큰 소리 한번 못 치는늙고 초라한 아버지만이 있다. - 시집『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창비, 1998)
    • 문화/예술
    2021-06-15
  • 부천시, 부천문화예술회관 운영법인 하반기 출범
    [시티저널뉴스] 부천시가 클래식 특화공연장인 부천문화예술회관(가칭)을 전문적으로 운영할 재단법인을 하반기에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천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진행한 법인 설립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및 경기도와 설립 협의 과정을 11일 마쳤다고 전했다. 부천시는 경영지원팀, 공연사업팀, 고객지원팀, 무대기술팀 4개팀, 24명으로 구성되는 조직의 재단법인을 9월 조례제정을 시작으로 임원 공개모집, 법인 설립등기, 직원채용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준비를 계획하고 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국내 클래식 음악의 대표 거점시설로 성장할 문화예술회관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의 결정에 대하여 부천시립예술단노조는 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하는 법인이 효율화를 추구하고, 수익성의 부담으로 부천필 등에 대한 효율화 역시 모색하게 될 것이고 이는 예술단의 법인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여 그 전단계인 문화예술회관의 법인화를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부천시 문화예술담당자는 부천문화회관의 법인화와 예술단의 법인화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노조는 이에 대하여 신뢰하지 못하고 지난 1년여간 1인시위 등 다양한 법인화의 반대투쟁을 지속해왔다. 시의 법인화 계획을 전해들은 부천시립예술단 노조는 경기지역의 다른 예술단 노조원들과 연대해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반대투쟁의 농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천시는 부천문화예술회관(가칭)의 명칭을 공모 중이며 5월 13일 마감 후 5월 중 공식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다.
    • 문화/예술
    2021-05-11
  • 인천시, 50년 이상 된 문화유산 문화재로 등록 한다
    인천광역시는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한 근현대 문화유산의 멸실·훼손사례가 발생하여 문화유산과 우수건축자산의 보존을 위해 본격적으로 등록문화재 등록업무를 추진 한다고 밝혔다. 인천은 1883년 제물포가 개항되면서 각국 조계, 우체국, 구락부 등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으나,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근대건축물 등 근대문화재 보존과 활용의 필요성이 학계, 언론,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시·도 등록문화재 제도 도입(2019.12.25.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맞춰 작년에“인천광역시 문화재보호 조례”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올해 인천의 개항 역사와 함께 시민이 공감하는 제1호 시 등록문화재 등록을 6월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우선, “시 등록문화재 후보리스트”를 추가로 발굴하고, 공공기관 및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상반기에 등록할 문화재 등록 신청서류를 3월 26일까지 접수한다. 또한, 시민들에게 등록문화재 제도 이해를 돕기 위해 3월중 “등록문화재 제도 홍보물(리플릿)”을 제작 ‧ 배포하고, 4월에는 문화재위원, 학계,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근대문화유산 보존‧활용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록문화재 제도 안내 주민설명회”등 다각적인 홍보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 시 등록문화재 대상은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으로서 ‘역사, 문화, 예술, 사회, 경제, 종교, 생활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이 되고 있으며, 그 가치가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 '기술 발전 또는 예술적 사조 등 그 시대를 반영하거나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중에서 소유자가 관할 군·구에 구비서류를 갖추어 등록을 신청하면 인천시 문화재위원회의 현지조사와 검토 및 심의를 거쳐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게 된다. 등록문화재로 등록할 경우 혜택은 ▲문화재 외관만 보존하면 내부 변경 등 활용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현재 사용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 등록문화재의 유지·관리를 위한 수리비용을 시와 군·구로부터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 건축물이 있는 대지의 건폐율·용적률을 150% 이내에서 완화 적용할 수 있고 세제감면 및 유예 등이 있다 백민숙 시 문화유산과장은“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규제없이 소유자가 활용이 가능함으로 시민들의 인식 전환으로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접수되어 등록문화재 제도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
    2021-03-18
  •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 문화/예술
    2020-10-23
  •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문화/예술
    2020-09-29
  • 흔들린다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익선이형이 아슬아슬하다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다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 문화/예술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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