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 청각 스님

그땐 그랬다

차라리 꿈이었기를

눈물로 흥건해진 마룻바닥이 번들거려

천장 대들보에 그려진 용이 꿈틀거리고

떨어지는 눈물 속에서 학이 날아다니던

한 생을 적시고도 남을 눈물

울컥울컥 토해내며

살아있음이 한없이 부끄러워

이번 생을 아슬아슬하게 버티며 매달리던

그리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살아서는 풀지 못할

씨줄 날줄로 얽히고설킨

지긋지긋한 업의 굴레에서

언제쯤이나 벗어날 수 있는 건지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아직 모른다

결코, 세상과 타협하지 못해서
텅 빈 주머니 속에 자존심만 욱여넣은 채
그저

가슴속에서 일렁일렁 흐르는

변명의 모서리만 조금씩 쥐어뜯으며

나를 통째로 집어삼킨 장삼 자락에 숨어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견디고 있을 뿐이다

 

2022.10월사본 -IMG_928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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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

  • 96796
꽃다지

코끝이 찡해오면서 마음에 남네요

댓글댓글 (0)
댄싱퀸

요즘~~~
내마음과. 접신이라도
된거같아. 공감백배요~~~~^^

댓글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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