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 김남조

단 비 한 주름이

네 생각을 불러 왔는가

가뭄에 눌렸던 숨결을 고루고

어기찬 갈증도 씻어내고

 

십년 세월에

등으로 쬐이는 불빛처럼

따습던 사람

너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었다

 

솔숲의 묏새를 닮아

확 트인 목청으로 울고프던 날은

가고 오는 후조(候鳥)인양

서로의 마음밭에

찔레꽃의 둥지를 키워 왔음이여

오늘 새삼

나를 울리누나

 

좋고 하찮음을 

한 가지 정으로 쓰다듬기에

봄 가을의 절기

겹치던 사이

 

무료히

앞산을 바라보듯 

너를 찾을양이면

언제나 뿌듯한 미소로 맞아 주던 얼굴

벗이란 기실

연인보다 너그러운 가슴

 

깊은 정이야

명주 열두겹 속에 감춰둘 보배

내쳐 말하지 말고 살자꾸나

 

내 슬픔에 수심져 주고

그 기쁨에 내가 흡족턴 마음

둘이 한마음으로 늙어나 가리

고마운 내 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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